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15일 0시 발효된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수입하는 대부분 품목에 대한 관세가 즉시 또는 단계적으로 철폐된다. 하지만 관세 철폐·인하 효과가 소비자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려면 정부의 가격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획재정부가 13일 내놓은 '한·미 FTA 발효로 국민이 얻는 세금 인하 혜택' 자료에 따르면 우리 측은 발효 즉시 미국산 9061개 품목에 대한 관세를 철폐한다. 단계적 철폐까지 포함하면 10년 내에 모두 1만1068개 품목의 관세가 없어진다.
승용차는 관세를 8%에서 4%로 내리고 2016년부터는 0%가 된다. 또 배기량 2000㏄ 초과 승용차에 대한 개별소비세가 10%에서 연차적으로 인하돼 2015년부터는 5%로 낮아진다. 자동차세도 2000㏄ 초과 차량은 200원으로 ㏄당 20원 내린다. 인하된 개별소비세·자동차세율은 국산차에도 적용된다.
수입가격이 5000만원인 승용차는 관세와 내국세 인하 효과까지 고려하면 세부담이 1712만원에서 1315만원으로 400만원 가까이 준다고 재정부는 설명했다.
와인은 15%의 관세가 즉시 없어져 수입가 1만원짜리 와인의 세부담(내국세 인하 효과 포함)은 2000원가량 적어진다. 체리(관세 24%), 포도주스(45%), 건포도(21%), 의류(13%), 가방류(8%) 등은 발효 즉시 무관세로 수입된다. 인터넷 구매 등을 통해 미국에서 들어오는 특송화물은 물품가격 200달러까지 관세를 물지 않는다.
|
13일 서울 이마트 청계천점 와인코너를 찾은 고객이 직원으로부터 미국산 와인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15일 0시 발효되면 와인은 15%의 관세가 즉시 없어진다. 연합뉴스
|
하지만 국민이 관세 폐지 효과를 체감할지는 불투명하다. 현지에서 수출단가를 올리거나 수입업자가 유통마진을 더 붙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2004년 칠레와 FTA가 발효돼 와인에 대한 관세가 없어졌음에도 일부 가격이 올랐다. 지난해 7월 발효된
유럽연합(EU)과의 FTA로 냉동삼겹살에 대한 관세가 단계적으로 철폐되지만 대형마트에서는 발효 당시 100g당 880원이던 냉동삼겹살이 이달에는 100g당 980원으로 오히려 11.4% 올랐다. FTA 발효에 따른 관세 인하 효과를 국민이 체감하지 못하고 수입업자들 배만 불린 셈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관세 인하 효과가 실제 가격에 반영되도록 FTA 발효 전후의 주요 품목수입가격·물량 비교분석 내용을 공개하고 모니터링 결과를 정기적으로 물가관계장관회의에 보고할 계획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소비자원 및 소비자단체 등과 함께 수입 후 유통단계별 가격변화를 평가해 유통구조 개선 및 가격인하를 도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