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둥성 둥관시에 위치한 한 신발공장 터. 2년 전만 해도 미국 월마트 등 대형 소매업체에 운동화를 공급하던 곳이었으나 지금은 폐허로 변한 공장 부지를 경비원 혼자 지키고 있다. 마을 주민은 “둥관시가 건물을 세우고 노동자까지 데려와 해외 기업을 유치했다”며 “좋은 조건에 매료된 홍콩 기업이 기계와 재료를 들여와 공장을 가동했지만 임금이 오르면서 사업을 접었다”고 말했다.
‘세계의 공장’ 중국이 소리 없이 붕괴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으로 임금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대량생산체제가 무너진 게 첫째 이유다. 아이폰 조립생산업체로 잘 알려진 폭스콘은 아예 직원을 대신할 로봇을 대거 도입할 계획까지 세웠다. 일본 경제주간지 닛케이비즈니스는 최신호(1월 16일자)에서 세계의 공장 중국을 대표하는 폭스콘이 사내에 로봇 제조부서를 만들고 생산 자동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미 폭스콘 생산라인에는 간이작업을 수행하는 로봇이 1만대 이상 들어와 있다. 폭스콘의 자동화 계획에 관련된 부품을 납품하는 오므론의 이다 총괄부장은 “이 회사 생산 거점인 선전공장에 전 세계에서 들여온 로봇들이 모여 있었다. 어떤 로봇이 생산라인에 가장 적합한지
테스트하기 위한 목적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닛케이비즈니스는 또 폭스콘이 직원을 100만여명 고용할 만큼 대규모 공장이기 때문에 인력 부족과 임금 인상 부담을 더 빨리 실감하고 발 빠르게 ‘무인공장화’에 나섰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폭스콘의 모회사인 홍하이그룹 궈타이밍 이사장은 차세대 성장 모델을 대대적으로 전환하고 있다. 우선 올해부터 하루에 1000대씩, 연간 30만대 이상의 로봇을 도입해 생산라인 자동화를 실현할 계획이다. 앞으로 3년간 자동화에 1000억위안(약 18조원)을 쏟아붓게 되는 셈. 그룹 전체 매출이 2조9900억대만달러(약 114조원)인 점을 감안하면 막대한 부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인력을 대량 투입하는 기존의 생산방식으로는 승산이 없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이 회사가 도입한 로봇 가격은 대당 10만위안 정도. 노동자 임금이 연간 3만~4만위안 수준인 것과 비교할 때 로봇 1대 가격은 노동자 3명의 연봉에 해당한다. 하지만 로봇을 24시간 풀가동하면 사람이 8시간씩 근무할 때보다 생산량이 3배 많아진다. 즉 1년이면 초기 투자비용을 충분히 회수할 수 있게 된다.
로봇 렌털 사업도 성황 자동화 추세는 중국 전체로 번지고 있다. 길림성 장춘시에 있는 자동차업체 제일기차집단은 지난해 12월 용접용 로봇을 4대 도입했다. 이 지역은 노동력이 부족할 뿐 아니라 용접공이 만성적으로 부족하다. 용접공 한 명이 여러 공장을 돌면서 근무하는 경우도 많다. 3년 전에는 월 4000위안이면 오던 숙련공들이 지금은 8000위안을 제시해도 근무를 마다한다.
이 회사가 도입한 용접 로봇은 대당 80만위안으로, 직원 100명 규모의 중소기업이 구매하기에는 버거운 액수다. 그래서 이 회사는 로봇을 월 단위로 렌털해서 사용하는 대안을 택했다.
로봇 렌털이라는 새로운 유행으로 인해 일부 일본 기업들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도 찾고 있다. 지난해 중국에서 로봇 렌털 사업을 최초로 시작한 오릭스렌텍이 대표적. 이 회사는 지난 2004년 중국에 진출한 뒤 납품처를 둘러보면서 로봇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간파하고 일찌감치 로봇 렌털 사업에 뛰어들었다. 월 렌털료를 로봇 가격의 5%로 설정해두고 있어 20개월이면 초기 투자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 오릭스렌텍은 앞으로 3년 안에 ‘파견 로봇’을 1000대로 늘릴 계획이다.
중국 로봇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국제로봇연맹은 중국의 산업용 로봇 수요가 2014년에 세계 최대치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또 고기능 로봇 수요가 2014년까지 16만6700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약 20%가 중국 공장에 설치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2&no=798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