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잃은 `굴뚝산업`…기계·금속·제강업에 M&A 집중
한국M&A거래소, 상장사 M&A추진 실태 분석
지난해 인·수합병(M&A)이 가장 활발했던 업종은 기계·금속·제(철)강업으로 나타났다. 경기 둔화 등으로 국내 산업의 뿌리를 형성했던 일명 `굴뚝산업`에서 구조조정이 번번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M&A 유형별로는 합병, 금액별로는 주식양수도가 가장 많았다.
◇257회 상장사 총 281회 M&A시도
30일 한국M&A거래소가 발표한 `상장회사 M&A 추진 실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030개 상장회사(코스피 770개, 코스닥 1052개, 코넥스 108개) 가운데 257개 상장사가 총 281회에 걸쳐 M&A를 추진했다. 2014년 2048개 상장회사(코스피 769개, 코스닥 1164개, 코넥스 165개) 중 174개 상장회사가 총 186회를 시도했던 것과 비교해 51.1%(95회) 늘어난 수치다. 코스피와 코스닥시장 모두 기계·금속·제강업의 M&A가 각각 17건, 34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2014년과 비교해 30.8%(4건), 126.7%(19건)늘어난 수치다. 코넥스시장은 소프트웨어업(3건)에서 M&A가 활발했다.
기계·금속·제강업의 M&A가 많은 이유는 관련 회사 수가 워낙 많은데다 조선업계 구조조정 확대 등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또 경기 침체를 M&A를 통해 극복하려는 회사들의 움직임도 한몫했다. 철강업계 2위사인 이 대표적이다. 현대제철은 업황 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동부특수강과 현대 하이스코를 M&A한 뒤 올해 들어 SPP율촌에너지를 사들이며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뒤를 이어 정보·통신·영상·컨텐츠업과 부품·소재·화학, 전기·전자·가스업에서 M&A가 많았다.
◇유형별로 합병이 제일 많아
M&A유형별로는 합병이 104건으로 가장 많았다. 주식양수도(90건)와 제3자배정 유상증자(44건)이 그 뒤를 이었다. 합병은 대기업들의 지배구조 개편과 더불어 경기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사업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는 점이 가장 많은 영향을 미쳤다. 이재용 부회장 체제를 구축 중인 삼성그룹이 출발점으로 지난해 이 을 흡수합병했다. 주식 가격에 따른 합병 비율은 제일모직 1대 삼성물산 0.35다. 합병 회사의 법인명은 제일모직이 아닌 삼성물산을 썼고 2020년 매출 목표는 60조원이다. 와 도 합병했다. SK C&C와 SK 합병 비율은 1대 0.74였다. SK C&C가 신주를 발행해 SK 주식과 교환하는 흡수 합병 방식이었다. 합병 법인명은 SK주식회사를 쓰기로 했고 총 자산 13조원를 넘는 대형 지주회사가 탄생했다. 또 눈에 띄는 부분은 2014년과 2015년 사이에 포괄적 주식교환과 영업양수도가 증가했다는 점이다.
포괄적 주식교환이 증가한 이유는 상장회사가 포괄적 주식교환 추진으로 자회사를 100%자회사로 편입해 경영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주회사체제를 구축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영업 양수도의 경우 합병과 주식양수도가 회사의 영업과 자산 전부를 인수해야 해 이에 대한 불이익을 줄이고 꼭 필요한 사업부문 만을 인수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금액은 주식 양수도가 최대
M&A금액별로는 주식 양수도가 10조 673억원(건당 평균 1119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뒤를 이어 제3자배정 유상증자(1조7668억원), 주요 영업양수도(5376억원) 순이었다. 동양생명의 기존 최대주주인 보고제이의일호투자목적회사 외 3인과 안방그룹홀딩스 홍콩법인간에 이뤄진 주식 양수도 계약 때문이다. 양도대금은 총 1조1319억원(주당 1만6700원)으로 양도주식 수는 6777만9432주(지분율 63.01%)였다.
이창헌 한국M&A거래소 회장은 “미국을 비롯해 일본, 독일 등 선진국들은 오래전부터 자국의 M&A추세와 형태 등을 분석해 정부 정책, 산업전략 등에 사용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M&A추세 분석을 통해 좀 더 세밀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