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북, 인천, 제주 등 3개 지자체 합동 중동시장 개척단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방문, 27개 업체가 100여 개가 넘는 바이어와 만나 엘리베이터,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화장품, 건강식품, 의약제품, 밸브, 베어링, IT 및 하이테크 제품 등에 관해 5100만 달러 규모의 상담을 벌였다. 두바이 무역관이 현장 분위기와 중동 수출에 따른 유의사항 등을 알려왔다.
● 현지 바이어에게 듣는 중동 = 최근 아부다비를 중심으로 LED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실내용보다는 실외용 LED가 각광받고 있다. 중국산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나 몇몇 바이어는 중국산 야외 LED가 명시된 수명보다 훨씬 짧아 점점 유럽산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포지셔닝이 애매한 한국산 LED가 진출하기 위해서는 가격전략 재설정과 바이어의 주문형태를 맞춰줄 수 있는 생산공정 구비가 필수다. 현지 바이어는 UAE의 고온 다습한 기후를 감안, 55도 이상의 온도에 대한 내구성 인증서와 실제 시험 테스트 자료를 요청했다. 한국의 LED 업체와 기술이전 협약을 희망하던 이란 출신 바이어는 두바이에 LED 생산기지를 설립, 직접 운용해 내수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자 했으나 생산기지 설립에 따른 전체 프로세스를 감당할 역량이 없어 이를 해결해 줄 파트너를 물색했다. 이에 따라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한국 LED 업체에 주목하고 추후 무역관과 연락을 취하기로 했다.
중동 바이어들이 이야기하는 조용하지만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가 건강식품이었다. 고소득층의 UAE인을 중심으로 건강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건강식품, 유기농 식품에 대한 지출도 점점 늘고 있다. 특히 중동지역에서도 식생활의 서구화에 따른 고열량·고지방 식단, 운동 부족 그리고 스트레스 때문에 당뇨병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이 중에서도 UAE는 당뇨 발병률이 세계 2위 수준일 만큼 심각해 바이어들은 건강식품의 당뇨 치료효능 여부를 지속적으로 문의했다.
● 바이어들이 바라는 점 = 한국 업체와 거래경험이 있는 현지 바이어들에 따르면 대금결제에서 한국 기업이 고지식할 정도로 전신환(T/T) 방식만 요구해 곤란한 경우가 많다. 반면 중국·대만·말레이시아 기업들은 결제에 충분한 시간을 주고 있다. 특히 중국 기업은 자국의 수출보험제도를 이용하면서 대금 미결제 위험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대금 상환기한(최대 DA 120일)을 보장해주고 있어 중계 무역상이 대부분인 UAE 바이어에게 호평받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업체들도 수출보험 등을 적극 활용해 좀 더 유연성 있는 결제조건을 제시해줄 것을 요청했다.
상담에 참석하기 전 시장을 잘 파악해달라는 요청도 나왔다. 일부 바이어는 상담 후 몇몇 한국 업체가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해 원활한 대화에 애로가 있었다고 토로했다. 사소한 것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가 자칫 잠재 기회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국가별 시장에 대한 사전조사가 요구된다.
글로벌 시장거래를 위한 영어 전문 인력도 필수다. 단적인 예로 A 바이어는 2009년 한국 업체와 계약 후 지속적인 거래를 통해 성과를 내고 있었다. 그런데 한국 기업의 현지 사업자 등록 후 서류상 문제가 발견돼 당국으로부터 시정조치를 받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A 바이어는 이메일과 전화로 서류 시정을 지속적으로 요청했으나 한국 업체의 영어 인력 부족으로 진전이 없어 지금은 거래가 중단된 상태다.
● 의미 있는 장면들 = UAE 바이어는 내수 유통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의 중개상인으로서 재수출까지 염두에 두기 때문에 가격에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 전반적으로 한국 제품에 만족했지만 주요 수입국인 중국·인도보다 비싼 가격에 난색을 표하면서 조정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다.
UAE 바이어는 일회성 거래보다는 독점 에이전트십 비즈니스 관행이 있어 현장의 계약 체결을 지양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부분 일정 수량의 샘플을 요청하면서 마켓 테스트를 통해 소비자 반응을 본 뒤 계약을 하자거나 한국에 있는 공장을 둘러보고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누자는 등의 요청이 많았다. 이밖에 바이어가 찾는 제품이 아닌 경우에도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지인을 소개시켜 주겠다면서 커미션을 요구하거나 반대로 다른 한국 업체를 소개해 달라는 말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