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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힘 빠진 車 재활용 산업
✍️ 신륭기공 📅 2012.03.28 00:00 👁 32

멀쩡한 車부품도 소각장行… 힘 빠진 재활용 산업

지난 15일 인천 남동구의 한 폐차장. 넓은 공터 한가운데 폐차작업을 기다리는 낡은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한구석에 설치된 대형 압축기계에선 차를 납작하게 구기는 작업이 쉴 새 없이 진행됐다. 현장을 지휘하던 성영호 소장은 "사실 저 안에 다시 쓸 수 있는 멀쩡한 부품이 많이 들어 있다"면서 "수요가 없어 그냥 구겨버리는데,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스냅샷으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최근 2~3년 새 자동차 보급이 늘면서 폐차되는 차량도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폐차에서 나오는 부품들이 무더기로 폐기돼 자원 낭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쓸 만한 중고 부품도 고철 신세

폐차장에 들어온 차량은 일단 부품의 상태를 확인한 뒤 분리 해체되는 수순을 밟는다. 재사용이 가능한 부품과 녹여서 소재로 재활용할 부분, 재활용조차 어려워 태워버릴 부품들로 나눈다.

자동차관리법에 따르면 차대번호가 표기된 차대와 조향기어 장치 등 4가지 부품을 제외한 나머지 부품은 재사용이 가능하다. 부품을 분해해 세척하고 조금만 고쳐 다시 조립하면 거의 새것처럼 쓸 수 있다. 이 가운데 교류발전기와 에어컨 컴프레서, 등속조인트, 시동전동기는 정부가 품질인증서도 발급해준다.

이날 방문한 인천의 폐차장에선 재사용이 가능한 부품 중 상당수를 고철로 분류하고 있었다. 폐차장의 성영호 소장은 "외국에서 부품을 사가는 경우가 있어 일부 부품을 걷어내기는 하는데, 국내에서는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단종된 지 오래돼 부품을 구하는 게 불가능한 차종을 제외하고는 중고 부품 시장이 거의 형성이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공장 2층에 마련된 부품 창고에는 폐차에서 떼어낸 중고 부품들이 먼지를 쓴 채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대부분 문짝이나 전조등처럼 안전에 문제가 없는 부품이나 새 주인 만나기가 어렵다는 게 폐차장 측의 설명이다.

한국자동차해체재활용협회(KADRA)에 따르면 국내 폐차 대수는 2010년 67만3916대에서 지난해 84만5799대로 25% 늘었다. 하지만 폐차 부품을 재활용하는 분야는 마땅한 통계조차 없을 정도로 미미한 상태다.

소비자들이 재활용 부품을 꺼리는 이유는 막연한 불안감 탓이다. 자동차 회사들의 무관심도 한몫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이 운영하는 공식 서비스센터에서는 중고 부품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자동차 회사의 전체 매출 중 수리용 부품이 차지하는 매출이 적지 않아 중고 부품을 외면한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김학훈 KADRA 업무지원팀장은 "국산차 회사의 서비스센터에선 새 부품을 쓰지 않고 재활용품을 쓰면 마치 사고가 날 것처럼 말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자동차 선진국은 부품 재활용 활기

선진국에서는 부품 재활용 산업이 이미 자동차 산업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은 재활용 부품 시장 규모가 연간 52조원에 이른다. 전체 차량 수리용 부품 시장에서 중고 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42%다.

미국에서 재활용 부품 산업이 활성화한 것은 완성차 업계가 직접 사업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GM·포드·크라이슬러 등 미국 빅3 자동차 회사는 공식적으로 재활용 부품을 판매한다. 미국 정부는 로체스터공대에 '국립재생산센터'를 설치해 정부 차원에서 기술 개발과 산업 활성화를 돕고 있다.

유럽과 일본도 재활용 산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유럽의 자동차 중고부품 시장은 연간 11조원 규모다. 메르세데스 벤츠·폴크스바겐·BMW는 모두 부품 재생산 라인을 두고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일본은 재활용 부품 시장이 연간 1조4000억원 규모에 이르고, 애프터서비스 부품의 14~15%를 재활용 부품으로 충당한다. 강홍윤 생산기술연구원 자원순환기술센터장은 "중국은 2008년 부품 재활용 사업 지원을 위한 법을 제정해 시장을 키우고 있다"면서 "국내 자동차 회사도 폐차에서 떼어낸 부품을 재활용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정부도 세제혜택 등 육성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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