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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시범사업을 거쳐 2014년 6월 독일 뒤셀도르프 공항에 도입된 로봇주차 ‘레이’시스템. 이곳 관리자 하리가 로봇주차시스템이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설명해주고 있다. 주차창고처럼 생긴 ‘트랜스퍼 스테이션’에 차를 세운 뒤 운전자가 내리면 내부에 있는 CCTV와 센서가 차량을 스캔해 정보를 입력하고, 입력된 정보는 입구 왼쪽에 있는 터치스크린에 QR코드 형식으로 입력된다. 주차 예약은 물론 여행 이후 차량을 찾는 것도 스마트폰 앱으로 가능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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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코로코의 레브 볼로벨스키 대표가 제작한 수제초콜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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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컴퓨터 기술을 이용, 핸드메이드 방식을 유지하면서 전 세계 소비자가 원하는 디자인의 제품을 주문 받아 빠르게 공급하고 있는 쇼코로코의 레브 볼로벨스키 대표가 완성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이 회사는 최소 50개, 최단 6시간, 최소비용 250달러 정도에 ‘나만의 수제 초콜릿’을 만들어 전 세계에 공급하고 있다. |
독일은 4차산업의 선진국으로 평가받는 대표적인 국가 중 하나다. ‘산업 4.0’이라는 이름으로 4차산업혁명을 앞서 이끌고 있는 독일이지만 현장에서 확인한 독일의 4차 산업혁명은 막대한 예산이 들어간 대규모 프로젝트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소비자를 직접 만나는 글로벌 기업인 ‘아디다스’가 독일 4차 산업혁명의 대표주자로 꼽히지만, 실은 아주 작은 규모의 소기업에서부터 4차 산업혁명은 진행되고 있었다. 산업 4.0으로 불리는 독일의 4차 산업혁명은 글로벌 대기업에서부터 골목에서조차 찾기 힘든 작은 초콜릿 공장, 그리고 공공성이 강조된 공항에까지 골고루 뿌리내리고 있었다.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아이디어만으로 ‘다품종 소량생산을 짧은 시간 내에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을 실현하고 있었다. 이런 독일의 모습에서 한국 그리고 대구·경북은 어떤 대안을 찾아야 할까.
◆생활 속에 뿌린 내린 독일 산업 4.0
지난달 25일 독일 뒤셀도르프 국제공항(DUS-Dusseldorf airport) 1층에 마련된 퍼스트클래스 주차장. 안쪽으로 들어가자 쉐라톤호텔로 이어지는 연결통로 옆에 기존 퍼스트 클래스 주차장과 조금 다른 주차공간이 모습을 드러냈다. 주차선이 아니라 주택 1층에 마련된 별도 창고 같은 ‘트랜스퍼 스테이션’이다. 운전자가 차량 양쪽 문을 다 열고도 양쪽 각각 40㎝ 이상의 공간이 있는 널찍한 곳에 차를 세우고 내리면 스테이션 내에 있는 1개의 CCTV와 4개의 센서가 자동차를 스캔하고 정보를 입력한다. 이후 운전자가 내려 입구 왼쪽에 설치된 터치스크린에 차량 정보가 들어 있는 QR코드를 출력하거나 스마트폰으로 찍어두면 주차에 관해 운전자는 더 이상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그다음은 주차로봇 ‘레이(Ray)’가 알아서 다 해준다. 말 그대로 사람이 아니라 로봇이 발레주차를 해주는 셈이다.
현재 마련된 트랜스퍼 스테이션은 총 6곳, 여기에 대형 물류센터에 설치된 지게차 같은 로봇인 레이(2대)가 돌아가면서 빈 주차공간에 알아서 차를 옮겨 놓는다. 각각의 독립된 공간이지만 차량을 주차하고 나면 차량 좌우 벽면이 위로 올라가고 그사이로 로봇이 들어와 차량을 들어올린 뒤 미리 확인해 둔 빈 공간으로 차량을 이동시키는 구조다. 차량을 찾을 때도 같은 방식으로 주차된 차량을 레이가 이곳으로 옮겨온다.
덕분에 운전자는 폭이 좁은 구불구불한 주차장에서 빈 자리를 찾아 헤매지 않아도 돼 시간낭비를 줄였고, ‘문콕’의 가해와 피해에서도 해방됐다. 운전자가 내릴 필요가 없으니 옆 차와의 공간을 최소화할 수 있고, 차량으로는 불가능한 직각 이동까지 가능해 보다 많은 차를 주차할 수 있어 주차장을 운영하는 공항으로서도 주차비 수입을 더 많이 올릴 수 있게 됐다. 회사(Serva Transport Systems GmbH) 측에 따르면, 신규 건물에 설치할 경우 기존 주차대수보다 최대 60%, 기존 주차장에 설치할 경우도 40% 이상 차량을 더 주차할 수 있다.
레이는 공항의 항공기운항 데이터베이스와 연동돼 있어 이용객이 뒤셀도르프공항에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 자동차를 고객이 원하는 장소에 가져다준다.
로봇주차장을 관리하는 하리씨(39)는 “언제나 비어있는 넓은 주차공간에 차만 두고 내리면 되기 때문에 소비자의 만족도가 높다”면서 “트랜스퍼 스테이션을 설치한 공간까지 포함해도 레이를 도입하고 난 뒤 주차공간이 30% 이상 늘어나 운전자는 물론 주차장 운영 측면에서도 모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 시스템은 2012년 시범 사업을 거쳐 2014년 6월 독일 뒤셀도르프공항에 도입됐고, 현재는 아우디 등 자동차 브랜드에서 도입해 공간활용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소기업에도 불고 있는 4차 산업혁명
24일 독일 뒤셀도르프 플링언역에서 북쪽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나오는 플루어 슈트라쎄 거리. 자신만의 초콜릿을 주문하면 아무리 어려운 디자인이라도 짧게는 6시간 이내에 만들어주는 공장인 ‘쇼코로코(Schokologo)’가 있다는 말을 듣고 이곳을 찾았다. 2003년부터 개별포장이 가능한 독특한 초콜릿을 만들어 온 이 회사는 핸드메이드 방식을 고집하면서 소비자가 원하는 디자인을 짧은 시간 내에 합리적 가격에 공급해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을 실천, 시장을 전 세계로 넓히는 중이다.
구글지도 안내에 따라 목적지에 도착했지만 회사나 공장 간판조차 찾기 어려웠다. 식당만 있을 뿐 공장이라고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지나가던 청소부의 도움을 받아서야 공장을 찾을 수 있었다. 건물 안쪽 주차장 쪽에 자리잡은 공장. 간판 하나 없이 우편함 위에 프린트된 작은 종이에 쓰여진 공장 이름이 이곳이 4차 산업혁명 덕분에 빠른 시간 내에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수제 초콜릿을 소량 생산하는 곳이란 걸 말하고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운동복 차림의 레브 볼로벨스키 쇼코로코 대표가 일행을 맞았다.
핸드메이드 초콜릿을 고집하면서도 최소 비용 250달러, 우리 돈으로 30만원도 안되는 돈으로 6시간 내에 최소 50개의 소량 생산이 가능한 비밀은 컴퓨터 기술에 있었다. 컴퓨터 공학자인 이 회사 대표가 만들어낸 특별한 기술 덕분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초콜릿 형틀을 아주 저렴하게 만들 수 있게 되면서 이 모든 것이 가능해졌다. 아이디어로 4차 산업혁명에서 재미를 보고 있는 셈이다. 기존 주문 제작 초콜릿이 없지 않지만 정밀한 디자인이 가능하고, 적은 물량이라도 비싸지 않은 가격이라는 점에서 경쟁력을 얻고 있는 것이다.
레브 볼로벨스키 대표는 “대량 생산에서 디자인을 바꿔 소량 생산하는 것은 비효율적이지만, 산업 4.0 시대에 맞는 컴퓨터 기술 등을 활용하면 기존 핸드메이드 방식을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다”며 “현재 독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 산업 4.0의 대표적인 성공사례인 아디다스 스피드팩토리를 함께 만든 아헨공대 섬유기술연구소 토마스 그리스 교수는 “독일의 산업 4.0은 다양한 소비자의 요구를 빨리 만족할 수 있도록 만드느냐가 핵심이다. 예를 들어 아디다스는 기술보다는 고객이 원하는 것에 집중했고, 그 결과 개별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얼마나 더 빨리 그들 손에 들려줄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했다. 그 결과물로 스피드팩토리 컨셉트가 잡힌 것”이라면서 “산업 4.0의 경우 기계와 기술보다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무엇인가’를 먼저 생각한 다음 이를 실현시킬 수 있는 기술과 이를 효과적으로 해낼 기계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독일의 산업 4.0,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은 똑똑한 기계를 통해 좋은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것”이라면서 “지금은 특별한 고객의 주문에 맞춰 소비자에게 얼마나 빨리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줄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앞으로는 그 특별한 고객이 일반적인 소비자가 되는 시대가 올 것이고 이에 어떻게 잘 대처해나가느냐는 것이 앞으로 필요한 기술과 서비스이자 곧 4차 산업혁명”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