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통상 환경 속에 우리나라는 그야말로 '사면초가'다. 보호무역을 강조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반덤핑 관세 확대 등 통상 압박이 현실화되고 있다. 최대 무역국인 중국마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보복 정책으로 인한 수출 주요 품목의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한국의 통상 외교력이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산업의 구조조정과 고부가가치화를 통해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거나 민관 협력을 한층 더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26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산업연구원 등에 따르면 미.중 통상마찰이 심화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우려, 제품의 안정성 강화, 지식재산권 제소와 같은 통상 압력이 현실화되고 있다.
미.중과 한.미 통상마찰이 악화될 경우 국내 수출 주력산업 대부분이 피해를 보게 될 전망이다. 대미 수출 주력 품목인 자동차, 기계, 정보통신 산업 등의 타격은 물론 중국의 대미 수출부진으로 중국에 대한 국내 각종 원부자재와 자본재 산업 수출도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실제로 한국무역협회는 최근 '미.중 통상분쟁의 전개 방향과 우리 수출 영향' 보고서에서 미.중 간 통상분쟁이 발생하면 한국의 전자기기.섬유 업계가 직격탄을 맞게 될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 수입을 막을 경우 중국을 거쳐 미국 시장으로 나가고 있는 한국 제품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특히 다른 나라에서 원재료, 반제품을 수입한 뒤 가공.제조한 완제품을 수출하는 가공무역 비중이 큰 전기기기와 섬유.의류, 피혁 등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등으로 재수출하기 위한 중국의 한국산 수입품 중 전자기기는 65.5%, 섬유.의류는 59.6%, 피혁은 58.8%를 차지한다. 미국의 탈퇴에 따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중단은 일본의 상대적 이익을 약화시켜 국내 산업에 긍정적 영향도 있다. 하지만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약화되면 북미 시장 진출을 목표로 멕시코, 브라질 등에 투자한 가전 등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통상환경 급변에 대처하기 위한 정부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정부는 이르면 3월 중에 '신통상로드맵'을 발표할 계획이다.
정부가 통상로드맵을 보완하는 것은 지난 2013년 이후 4년 만이다. 신통상 로드맵에는 보호무역 확산, 다자 통상체제 약화, 수출 부진, 제4차 산업혁명 대응 등 대내외 통상환경 변화 등이 반영된다. 정부는 앞서 지난 2013년 6월 중국.인도네시아.베트남 등과의 FTA 체결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타결 등의 내용을 담은 새 정부 통상정책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