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엔저' 현상에 자동차·기계·철강 등 우리의 주력 산업에
비상등이 커졌다. 엔저로 일본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는데, 우리나라는 원·달러 환율 하락까지 겹쳐 이중고에 시달리는 셈이다.
일단 자동차산업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형국이다. 현대·기아차가 일본 토요타·혼다·닛산 등과 직접 경쟁관계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울산발전연구원 이경우 박사는 최근 '울산경제사회브리프'에서 엔화 가치가 1% 떨어지면
현대차 수출량도 0.96%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1년간 현대차 수출 123만5천대를 기준으로 하면 연간 수출 1만2천대가 감소하는 셈이다.
기계산업의 경우 일본의 고부가제품, 중국의 범용제품과 경합도가 높아 어려움이 예상된다. 철강은 경합도는 높으나 원재료(철광석) 수입가격 하락으로 환율효과가 일부 상쇄된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1분기 순익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IT와
전기전자업종의 경우
대기업은 경쟁우위를 상당히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피해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과
LG전자의 경우 고급형 위주로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데다 이미
브랜드 경쟁력도 매우 높은 상황이어서 소니와 샤프 등 일본 전자업체들과의 경합에서 밀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화학섬유는 일본과 주력 수출시장이 중첩되고 가격민감도가 커 채산성 악화가 예상된다.
정작 문제는
중소기업이다. 중소기업중앙회의 조사에 따르면, 65%의 업체가 환위험 관리를 못하고 있다고 밝혀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전자부품·기계업종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은 현금보유 비중이 높고, 결제통화가 다변화돼 있는 등 대응여력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다. 수출액 1천만 달러 이상 기업의 72%가 환위험 관리를 하고 있다.
관광산업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1월 들어 한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 수는 지난해보다 20% 가까이 줄었으며 호텔들의 객실 예약률도 점차 떨어지는 추세다. 대한항공 역시 1월 일본인 탑승객이 20% 감소했다고 전했다. 100엔당 1천400~1천500원대에선 한국에 와서 돈 쓰기가 부담이 없었으나 1천100원대로 떨어지면서 아예 발길을 끊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부산항을 통한 일본인 입국자도 지난해 9~12월 1만~1만3천 명대로 뚝 떨어졌다. 일본과의 독도 갈등에 엔저까지 겹쳐 일어난 현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