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과 중국에 위치한
현대위아 공작기계 공장 임직원들에게 글로벌 불황은 먼나라 이야기였다. 직원들은 8월 초 휴가를 반납하거나 일부는 교대로 돌아가며 근무를 섰다. 국내외에서 끊이지 않고 들어오는 주문을 소화하느라 어쩔 수 없었다.
올 상반기 현대위아 공작기계 부문 실적은 8450여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3% 증가했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공작기계 몇 십개를 연결, 하나의 라인화를 구축하는 FA(공장자동화) 부문에서 해외 수출 물량이 대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공작기계와 건설장비 기계 등을 생산하는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우 매출 비중의 30%를 차지하는 중국시장이 절반 이상 감소했지만 미국과 신흥국의 수요가 증가, 올 상반기 3% 실적상승에 안착했다.
건설장비사업부를 가진
현대중공업도 사정은 비슷했다. 중국시장이 많이 위축된 반면 브라질, 러시아, 중동 등 신흥국 수요가 살아나 상반기 실적이 한 자릿수 상승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올 연말에는 브라질에 건설기계 생산공장이 신설되고 하반기에는 중동에 부품센터가 마련된다"며 "조선실적이 안좋지만 기계부문은 상황이 다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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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 가음정동에 위치한 현대위아의 공작기계 생산 공장 내부 전경(사진제공=현대위아) |
27일 한국기계산업진흥회(이하 기산진)에 따르면 유럽 중국 등 주요시장의 부진에도 불구, 올 상반기 기계업계의 해외수주실적은 역대 최대인 286억달러(약 31조 1500억원)를 기록했다.
284억달러를 기록했던 지난해 동기에 비해 상승률은 1.2%로 크지 않지만 글로벌 불황의 파고로 우리나라 대부분 업종의 수출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기계류의 해외 수출이 사상 최고에 달한 것은 북미와 중동지역의 수주 증가에 따른 것이다. 미국의 경우 2010년 하반기부터 주택 및 건설 경기가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각종 기계류의 수입이 늘었다. 중동은 플랜트 공사에 굴삭기(건설기계)부터 각종 부품까지 다양한 기계제품이 쓰이면서 중국 시장의 침체를 메워주는 역할을 했다.
기산진에 따르면 올 1월부터 7월까지 누계기준으로 일반기계류의 미국 및 중동 수출금액은 각각 42억달러와 39억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각각 35%, 49.4%가 증가한 것이다. 반면 기계류 전체 수출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의 경우 수출액이 66억달러로 같은 기간 12% 감소했다.
기산진 관계자는 "지난 6월에만 아랍에미리트(UAE), 카자흐스탄, 사우디 등 연이은 대형 프로젝트 수주로 136억달러의 수주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각종 볼트와 너트부터 기계를 만들어내는 공작기계, 완성차에 이르기까지 기계류는 그야말로 '산업의 허리'와 같은 존재다. 기계류는 크게 일반기계, 금속기계, 정밀기계, 수송기계, 전기기계 등 5가지로 나뉜다.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대부분 중견 중소기업들이 주류를 이룬다.
그동안 IT, 전자나 신재생에너지와 같은 첨단 분야의 그늘에 가려 '국내용 굴뚝산업'으로 인식돼 왔으나 최근 기술개발과 꾸준한 시장 확대로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중남미 시장이 확대되면서 기존 중동지역에 편중된 수주비중도 완화돼 중소 플랜트·기자재업체의 다양한 해외시장진출길이 확대돼 가고 있다.
기산진은 현재의 수주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연초 목표로 삼은 700억달러 수주 목표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산진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유로존이 수습되고 중국의 긴축정책 완화 및 각국의 부양정책 등으로 상황이 더 나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