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 감소에
내구·준내구재 소비가 줄면서 중소 상공인들이 울상이다.
양씨와 같은 관수동 베어링
골목 60여 소상공인들은 하반기 들어 매출이 70%가량 줄었다고 11일 밝혔다. 한 업체 운영자는 “월 2억원가량이던 매출액이 4분기 들어 갑자기 반토막 났다”며 “올 초만 해도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청천벽력과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한숨을 토해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중소제조업체 14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기업
경기전망조사에서도 12월 중소기업 업황전망건
강도지수(SBHI)는 87.5로 2개월 연속 떨어졌다. 이는 2009년 8월 이후 최저수준이다.
중기중앙회는 “가계빚이 늘면서 내수가 침체할 것으로 내다본 중소기업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한파는 대기업과도 관련이 깊다. 10대 기업들이 지난해 57조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의
사내유보금을 쌓아두고 있다. 경기침체에 실패할까 걱정한 나머지 투자에 나서지 않고 있는 것. 이 때문에 하청 중소기업에는 돈이 끊기고, 이에 따라
내수침체가 확산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베어링판매협회 박일근(57) 회장은 “30년간 사업을 했지만 이렇게 갑자기 매출이 떨어지는 경우는 처음”이라면서 “동종업자들끼리 모이면 ‘조만간 구조조정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얘기를 한다”고 말했다. 매출 급감에 따라 상반기만 해도 연 5∼6%이던 은행
대출금리는 하반기 들어 6∼7%로 치솟았다. 이마저도
부동산 담보가 없으면 대출이 힘들다.
D상사의 강모(60) 대표는 최근 재고 확보를 위해 은행에서 3억∼5억원가량을 빌리려다 거절당했다. 강씨는 “은행 측에 ‘금리를 높여주겠다’고도 했지만 신용대출을 거부당했다”면서 “결국 중소상공인이 대기업과 중견기업에 공급하는
부품가격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꼬집었다.
하반기 들어 한국전력이 전기요금을 산업용은 평균 6.5%, 일반용은 평균 4.5% 인상한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원재료 비중이 큰 업종들이 원가상승 부담과 매출감소 등 악화요인을 떠안으면서 울상을 짓고 있다. 중견
두부제조 회사 대표 최모(55)씨는 “매출이 예년에 비해 7∼10% 줄어들었는데도 한국전력이 전기료를 올렸다”면서 “여기에 유가상승, 한국산 콩값까지 올라 작은 업체는 매일 하나씩 도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